아이가 폐렴에 걸렸어요
연세두리소아과 김성아원장

아이가 폐렴에 걸렸어요
어린이는 폐렴은 쉽게 걸리나 경과가 양호하다


고열이 나고 거친 기침하는 아이를 진찰하고서 폐렴이 의심되어 X-ray를 찍어 보자고 하면 엄마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아직도 폐렴이라고 하면 결핵과 같이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호흡기의 구조를 알면 폐렴이란 어떤 병인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공기의 통로인 기도는 해부학적으로 코와 목인 상기도, 기관지와 폐인 하기도로 구분되어 있다. 우리가 호흡하면 공기가 코에서 시작하여 인두, 후두, 기관, 기관지를 거쳐 폐에 이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 의해 상기도가 감염되면 감기라고 하며, 기관지에 염증이 있으면 기관지염 그리고 폐에 염증이 있으면 폐렴이라고 한다. 그런데 소아는 상기도 감염에서 하기도 감염으로 쉽게 진행되기 때문에 폐렴에 잘 걸린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은 상기도 증상이 있다고 해서 상기도 질환만 생각해서는 안되며 하기도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소아과 의사들이 꼭 청진기로 가슴을 진찰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성인보다 폐렴에 쉽게 노출되는 소아

폐렴이란 폐실질 조직에 염증이 일어나는 것으로 주 증상은 고열과 기침이며 흉부방사선소견상에 병변을 보이는 급성 감염을 일컫는 것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폐에 도달하는 경로는 기침할 때 튀어 나오는 침방울이 입과 코로 흡입에 의하거나 공기중에 있는 것이 흡입되어 시작되는데 소아기에 발병하는 폐렴의 원인은 주로 바이러스나 마이코프라즈마라고 하는 균에 의하며 세균감염에 의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정상 성인에서는 폐렴이 잘 걸리지 않은 것은 후두이하 부위가 무균상태를 유지하려는 폐의 방어기전이 있기 때문이다. 폐의 방어기전은 성문의 반사적 폐쇄 및 기침반사 그리고 후두에서 종말기관지에 이르는 상피세포에서의 점액 및 섬모운동에 의한 제거, 면역 글로불린의 작용, 폐포대식세포와 표면활성물질의 상호작용및 혈액으로부터의 중성 백혈구와 임파구등이 폐의 감염을 막는다. 그러나 어린이는 여러 가지 바이러스나 세균에 처음 노출되어 균에 대한 저항력과 면역력이 약하고 호흡기의 구조가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어른보다 쉽게 폐렴에 걸린다.
폐렴에 걸리면 기침, 콧물 같은 상기도 감염 증세가 있다가 갑자기 39~40도까지 고열이 난다. 또한 고열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며 가래 양이 증가하여 숨소리 이상, 호흡곤란 등이 동반된다. 평소 감기에 걸렸을 때와 달리 고열이 지속되고 기침이 동반되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같은 바이러스나 세균이라도 전신 상태와 영양상태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폐렴초기에는 상기도 감염과 별 다른 차이를 발견할 수 없으나 심해지면 청진기를 통해 폐포에서 발생하는 수포음이 들린다. 일단 폐렴이 의심되면 흉부방사선 검사에 의해 폐렴의 형태와 정도를 확인한다. 흉부방사선 검사는 폐렴과 기관지염의 감별진단에 유용하고 치료후의 경과관찰을 위하여 필요하지만 소아 폐렴에서 세균성 폐렴인 경우는 엑스선 검사에서 대엽성 변화가 있어 쉽게 확진할 수 있으나 바이러스성 폐렴인 경우는 간질성이거나 폐문주위만 변화가 보여 뚜렷한 병변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성인에게 폐렴이 발병했을 때는 가래검사 등 정도와 종류에 따라 기타 다른 검사가 필요하나 소아 폐렴은 대체적으로 급성 감염에 의한 것이고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별한 검사가 요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라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수분공급, 객담배출을 증가시키기 위한 호흡 물리요법 그리고 적절한 항생제요법이 있다. 모든 병의 첫 번째 치료는 휴식이지만 많은 엄마들이 폐렴인 경우에도 이를 등한시하고 평소처럼 학교나 유치원을 보내면서 너무 약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로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한데 물이나 쥬스를 자주 먹여 고열에 따른 탈수를 보충하고 가래를 묽게 만들어 배출되기 쉽게 만들며 또한 젖은 물수건이나 가습기로 방안의 실내 습도를 높여 주는 것도 가래 배출을 용이하게 한다. 세 번째로 소아의 기관지 분비물 배출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물리 요법이 널리 실시되고 있는데 손바닥을 오목하게 하여 아이가 깨어 있을 때 두시간마다 1~2분간 가슴과 등을 손목 스냅을 이용하여 가볍게 통통 두드려 준다. 이렇게 하면 기관지에 달라붙어 있는 가래가 진동에 의하여 기관지벽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밖으로 쉽게 배출된다.

경증 폐렴에서 외래치료 하는 경우 충분히 치료해야

임상적으로 경증일 때는 외래에서 통원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런 경우, 특히 항생제를 사용해야하는 폐렴인 경우 반드시 정해진 기간동안 치료를 해야하므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임의로 투약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고열과 호흡곤란 그리고 먹지 못하면 입원해야

고열이 계속 지속되거나 음식섭취를 못 할 때나 기침이 너무 심하여 지속적으로 구토증이 있을 때 그리고 호흡곤란이 있을 때에는 입원치료를 해야한다. 입원하여 충분한 수액요법과 적절한 항생제 요법으로 치료하면 증상이 빨리 호전되기 때문에 소아과 전문의가 입원을 권유할 때는 입원치료하는 것이 아이의 고통을 덜어주고 병의 진행을 완화시킬 수 있다. 대부분 소아기의 폐렴은 양성 경과를 밟아 호전이 잘되며 후유증이 없지만 포도상 구균성 폐렴과 같은 경우는 고열과 기침 뿐만 아니라 호흡 장애가 오고 합병증으로 폐농흉이 동반되며 오랜기간 항균요법이 필요하고 농흉이 있는 경우에 흉곽내로 관을 꽂아서 배농을 실시해야 한다. 최근에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으로 사망한 예가 보고되고 있는 것처럼 고열과 호흡곤란이 지속될 때는 입원하여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생아나 뇌신경계 또는 근육계통에 문제가 있는 아이에서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서 생긴 흡입성 폐렴이나 우유나 간유같은 유지질을 흡입하여 발생한 유지질 폐렴은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폐렴에 걸렸을 때 엄마들이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점
첫째 “기침을 오래하면 폐렴이 된다”고 믿는 엄마들이 가벼운 자극성 기침를 하거나 습관적으로 기침을 가끔 하는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에 방문하지만 폐렴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어른에서는 만성 기침이 다른 호흡기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지만 소아에서는 드물고 종종 기관지 천식이나 부비동염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 둘째, “감기로 치료받고 있는데 왜 폐렴으로 진행되는가?” 대부분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기 때문에 원인에 대한 치료보다 증세를 줄여줄 수 있는 약물 치료를 하게 된다. 그러므로 약을 사용한다고 해서 병의 진행이나 합병증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세균에 의한 감염일 때는 초기에 항생제 치료가 효과가 있지만 대개 바이러스 감염후에 2차감염이 오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이 쉽지 않다. 셋째, “폐렴으로 기침이 심하고 치료해도 기침이 계속되는데 왜 빨리 멈추지 않는가?” 어떤 엄마들은 아이가 기침을 하면 기관지가 나빠진다고 기침을 참으라고 야단을 치거나 기침을 멈추게 하는데 주안점을 두지만 이는 오히려 가래 배출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오히려 기침을 적당히 시켜서 가래를 배출시켜야 한다. 기침은 폐쇄된 성문으로 폐 속의 공기가 급작스럽게 터져 나오면서 발생하게 되는데 기관지 및 후두에 있은 점액과 기타 물질을 깨끗이 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일종의 방어기전이다. 분비물이 많지 않은 기관지염이 너무 심할 때 진해제를 사용하여 완화시킬 필요가 있으나 폐렴일 때는 기침을 하여 가래를 배출하는 것이 병이 더 빨리 호전되게 할 수 있다.